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영장심사 불출석…"촛불정신 배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영장실질심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심사 출석보다 노동자 고통 해결 시급"…법원, 기일 연기

[더팩트 | 정용석 기자] 서울 도심에서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대신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예정됐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아 심문이 열리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양 위원장은 "법원에 출석해 구속영장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받는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절박하다고 판단했다"며 "정부의 방역책임 전가, 민주주의 훼손, 노동자 문제의 외면을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는 비판을 쏟아냈다.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권은 촛불을 배신했다. 이재용의 석방으로 평가는 완료됐다"며 "재벌과는 손잡고 노동자의 목소리는 막겠다는 것인가. 삼성은 두렵고 노동자들의 분노는 무섭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영장실질심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임영무 기자

양 위원장은 "불평등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며 조합원 110만명이 참여하는 10월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도 노동자들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 민중에게 등을 돌린 정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8000여명이 참여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6일 범죄 중대성 등을 고려해 양 위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검찰이 지난 9일 민주노총 측 변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위원장의 영장심사는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피의자와 변호인 모두 불출석해 열리지 않았다. 피의자 측 의견서는 제출됐다"며 "향후 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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