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모델은 영원한 모델?…대법 "사진 사용기간 제한해야"

델 촬영계약을 맺을 때 사진 사용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촬영자가 무제한 사용할 권한을 가질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모 배우, 쇼핑몰 상대 초상권 소송…원고 승소 취지 파기환송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모델 촬영계약을 맺을 때 사진 사용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촬영자가 무제한 사용할 권한을 가질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배우 A씨가 모 주얼리 인터넷쇼핑몰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초상권 침해금지 및 방해예방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되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B씨와 촬영계약을 맺고 총 9회 450만원의 촬영비를 받았다. 1년 뒤 연예기획사와 계약하게 된 A씨는 B씨에게 사진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쇼핑몰 홈페이지에 올린 자신의 사진을 삭제하지 않으면 매월 10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계약 체결로 모델로 촬영한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에는 기간 제한없이 사진의 상업적 사용을 허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촬영에 2000만원 이상을 쓴 B씨의 투자비용 회수 성격도 인정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상업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사진을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면 헌법상 보장된 A씨의 초상권을 사실상 박탈하게 된다고 봤다.

초상권을 가진 A씨가 계약 당시 사진을 무기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웠고 이를 알았다면 다른 약정을 맺었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계약에 사진 사용기간의 합의가 없었다면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돼야 합리적이라는 게 대법원의 시각이다.

대법원은 "원심은 A씨가 사진을 허용했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인 기간을 판단했어야 했다"며 "초상권과 계약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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