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찜통더위에 선풍기조차 제대로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며 롯데택배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사측은 근무 인프라 개선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고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 택배산업본부(노조)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분류인력 투입 및 시설개선 의지 없는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낮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일부 대리점은 지하작업장에 선풍기 몇 대만 틀어놨다. 경기 고양시 한 물류센터는 전력 용량이 달린다는 이유로 선풍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의 또 다른 물류센터에서는 170명의 기사가 화장실 7칸만 쓰고, 상수도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개천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이 2차 사회적 합의 내용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6월 이뤄진 2차 사회적 합의에는 분류 비용과 고용보험 비용 보전을 위해 건당 170원 상당의 원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비용은 보험료 및 분류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투입될 경우 최저시급 이상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조강현 택배산업본부 조직국장은 "한진택배의 경우 단계적으로 분류인력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고, CJ대한통운은 자동분류시설을 구축하고 분류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롯데택배는 여전히 대부분 분류는 택배 노동자들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롯데택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회적 합의안을 이행하고 있고, 인프라 개선을 위해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롯데택배는 "당사는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안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며 "내년 1월 1일부로 분류전담인력을 4000명을 투입해야 하는 3단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물류센터에선 전력 문제가 없다고 확인됐으며, 대형선풍기 8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