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비전 2030 윤곽…사태 진정되면 본격 시행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산에 따른 위기 속에 취임 100일을 넘어섰다.
당장은 감염병 상황이 엄중한 만큼 확진자 규모가 어느 정도 진정돼야 본격적으로 공약 사업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기본소득 논쟁의 중심인 '안심소득'과 향후 10년 서울의 청사진 '서울비전 2030'은 그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구상하고 준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시점이지만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서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이달 7일 서울 확진자가 583명까지 치솟은 뒤 주말 검사량 감소 영향이 반영된 12, 13일을 제외하면 매일 500~600명 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14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638명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런 4차 유행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제안한 정책인 '서울형 상생방역'이 방역조치 완화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오 시장은 "취임 직후 중대본과의 합의를 전제로 방역에 임하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했고,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실행됐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펼치지도 못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코로나 방역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이 따로 있을 수 없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중대본과 협력하며 철저하게 감염병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런 만큼 오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주요 공약사업도 상황이 진정돼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코로나19 안정이 최우선이다"며 "상황이 좀 안정되면 그동안 준비한 사업들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취임 100일에 맞춰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할 계획이었다"며 "위원회 논의를 거쳐 거의 결과물이 나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미룰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비전 2030은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10년 청사진을 마련하는 계획이다. 민간 전문가와 행정기관이 함께 '서울비전 2030 위원회'를 구성, △비전 전략 △글로벌 도시경쟁력 △안전·안심도시 △도시공간 혁신 △스마트 도시 △공정·상생 도시 △2030 △50+ 시니어 등 분과별로 핵심과제를 도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청년부터 100세 시대 정책, 스마트 산업, 권역별·지역별 발전계획, 강남북 균형발전 등 시정 전반에 걸쳐 계획을 수립했다.
오 시장의 또다른 공약 사업이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논쟁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안심소득도 곧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될 전망이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가구에 서울 평균 가구소득과의 차이 일부분을 보전해준다는 구상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가구를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과 적용대상, 선정방법 등 시범사업 설계를 위해 5월 말 자문단을 구성,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심소득 시행방안을 두고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했고, 어느 정도 골격이 잡혔다"며 "향후 복지부와 협의할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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