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 세무사법 합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도록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옛 세무사법과 부칙이 2018년 이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청구 기각(합헌)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세무사법은 2017년 12월 개정되면서 3조 3호를 삭제했다. 3조는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자 이외에 세무사 자격을 인정하는 대상을 정해놓았다. 이중 변호사가 명시된 3호를 없앴다. 당시까지는 변호사는 저절로 세무사 자격을 인정받았다. 법 개정으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야만 세무사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부칙 2조는 법 시행일을 2018년 1월1일로 하면서 이전에 변호사 자격을 받은 사람은 세무사 자격을 인정했다.
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변호사들은 법 시행 후인 2018년 1월1일 이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세무사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청구를 기각한 헌법재판관 5명은 심판 대상 법조항이 세무시시험에 응시하는 일반 국민과 형평성, 세무분야 전문성을 위해 마련됐으며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세무사 제도가 정착되면서 세무사 자격 자동 부여 대상을 점점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돼왔고 변호사는 여전히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변호사는 세무업무 중 장부작성과 성실신고 확인을 빼고는 원래부터 변호사에게 전문성이 인정돼왔다며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해도 '세무분야 전문성 제고'라는 입법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세무서비스 공급자간 경쟁을 약화시켜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는 등 이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2018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세무사 자격을 갖는 변호사의 조건을 판단한 부칙은 기각 4명 대 반대의견(위헌) 5명으로 갈렸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에 이르지 못 해 기각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헌재 결정 후 성명을 내 "청년 변호사들의 세무사 자격만 일괄 박탈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자의적 차별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관 중 다수가 그러한 세무사법(과 부칙)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은 유의미하며 위헌적인 세무사법이 폐기될 때까지 계속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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