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역대 최고 수준 치솟아…청년 전파·변이 확산 우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차 유행 정점 수준으로 치솟으며 4차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3차 유행과는 달리 활동력이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퍼지는 데다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도 유입돼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6일 0시보다 1212명 늘어난 16만2753명으로 집계됐다. 3차 유행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25일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일일 확진자는 761→825→794→743→711→746→1212명으로, 700명 대에서 1200명 대로 직행했다.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전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현재 세계 변이 바이러스 유행 속에서 수도권 확진자 증가에 따라 4차 유행의 초입에 진입하는 단계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정점을 보인 3차 유행 때와 비슷하게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확진자 1212명 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발생은 1168명인데, 이 가운데 85%인 990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됐다. 최근 일주일 간 수도권의 주간 평균 환자 수도 636.3명으로, 수도권이 유행의 중심에 서 있는 모습이다.
3차 유행 당시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나타낸 지난해 12월25일에도 국내발생 1216명 중 서울이 550명, 경기 257명, 인천 55명 등 수도권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최근에는 당시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위협하며 국내에도 유입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활동반경이 넓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최근 유행하는 델타 변이는 영국 변이와 비교해 전파력이 1.6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영향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에 속하는 영국 같은 국가도 다시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델타 변이의 국내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 간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보유 확진자는 325명인데 이 중 절반 가까운 153명이 델타 변이였다. 올 5월29일 기준으로 델타 변이는 131명 확인됐는데 3일 기준으로는 총 416명으로, 약 한 달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3차 유행 때 고령층 확진자가 많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활동이 왕성한 20대와 30대가 유행의 중심인 점도 당국의 고민거리다.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에 이 같은 추세가 더해지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수도권의 최근 2주 간 연령대별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20대는 인구 10만 명 당 4.1명, 30대는 2.7명 발생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0대와 50대의 인구 10만 명 당 2.2명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60대(1.1명), 70대(0.5명), 80대 이상(0.6명)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이 통제관은 "젊은 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밀집 지역에서 여러 시설을 반복 (출입하면서) 불특정 다수가 전파·전염됐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지역 주점 이용자, 종사자들이 다른 지역의 주점과 클럽을 이용하면서 확산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도권의 20~30대 젊은 층에게 부탁드린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과 접촉한 분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고 모임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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