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집단시위 돌입…앰프 반입 놓고 경찰과 충돌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과로사 주원인인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지기로 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투쟁에 나섰다. 집회 시작 전 조합원과 경찰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심각한 충돌은 없었다.
택배노조는 15일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지회 조합원 4500여명이 참석하는 1박 2일 집단시위에 들어갔다.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조합원들은 오전부터 집회 장소로 모여들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얼굴에는 페이스실드를 착용했다.
양측의 충돌은 앰프 반입 문제로 빚어졌다. 서울지부 한 조합원이 오후 1시40분께 앰프를 공원에 들여오려 하자 경찰이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방송 장비 반입을 금지한다며 막아섰다.
한 조합원이 앰프를 끌어안으며 지키려하자 다른 조합원들이 가세해 '폭력 경찰 물러나라', '평화집회 보장하라'고 외쳤다.
순식간에 불어난 조합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파업가'를 부르며 맞섰고 경찰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며 자진 해산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역 수칙을 준수해 9인 미만 집회를 진행해야 하지만 현재 신고 인원을 넘는 '불법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즉시 해산을 요구한다"라고 방송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금융감독원 쪽 도로로 이동해 방송장비 반입을 다시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을 빚어 5분가량 도로 통행이 마비되기도 했다. 다만 몸싸움이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어진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과로사를 막기 위한 주 평균 60시간 근무를 위해 물량을 줄이더라도 수수료를 보장하라는 건 당연한 요구"라며 "이번 투쟁은 택배 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윤중현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120명 횃불이 6500명의 등불이 돼 우정사업본부에 대항하고 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체국본부 조합원 120명은 전날부터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분류 등 분과' 회의가 진행됐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분류작업 택배사 책임 △물량 감축에 따른 노동시간 단축 △노동시간 단축 시 발생할 임금 손실분 보전 방안 마련을 합의했다.
택배노조는 2차 합의 과정에서 임금 손실분 보전 방안이 제외되고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합의 이행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총파업과 강경투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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