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김 총장 만나 의견 들을 것"…김오수 "소모적 오해 없어야"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사를 통해 '새 검찰 조직문화를 위해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와 소통을 강조함에 따라 과거 검찰총장들과 달리 '패싱' 논란 없는 인사를 단행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검찰인사위원회에서는 검찰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고검장·지검장 구분 없이 탄력적으로 인사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직개편과 하반기 인사에 반발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은 전날 검찰 조직개편에 따른 부작용 등 검찰 내부 목소리가 담긴 의견서를 법무부에 전달했다.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일선 검사들은 형사부의 직접수사 기능 축소에 따라 수사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장관이 대검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할 지 주목된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김 총장 의견을 듣고 인권보호와 사법 통제, 수사권 남용 억제라는 대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할 여지가 있다면 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 발표될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를 놓고도 "김 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답했다.
법무부가 검찰총장과의 '밀실 인사' 관행을 없애기로 한 만큼 곧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충분한 논의 끝에 원활한 협의를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김 총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인사평가 과정에서 공정한 평가를 기초로, 능력과 자질, 인품을 고려한 적재적소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소모적인 오해나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법무부와 적극 소통하고 평가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취임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소통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막상 인사에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패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교체를 포함해 광범위한 규모의 인사 단행을 요청했고, 법무부는 조직안정 차원에서 빈자리를 메우는 소규모 인사 원칙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무부와 검찰 관계가 임기 내내 대립구도를 이어간 추미애 전 장관 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새 검찰총장 취임을 앞두고 검찰 고위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면서 법무부 입장에서는 부담을 던 꼴이 됐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사의를 표한 데 이어 이번주 오인서 수원고검장, 고흥 인천지검장이 사퇴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은 지난 4월 일찌감치 물러났다. 이에 더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서울·부산·광주·대전·대구고검 차장까지 검사장급 이상 빈자리가 11자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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