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숨,숨" 9살 의붓아들 가방에 가둬 살해…징역 25년 확정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해 의붓아들을 7시간 동안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모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2020.06.10. /뉴시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해 7시간 동안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모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특수상해·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사실혼 관계인 동거남의 아들 B군(당시 9세)이 평소 거짓말을 하고 가족의 물건을 없앤다고 의심해 학대하다가 지난해 6월 천안 자택에서 여행가방 속에 7시간 동안 가둬놓고 뛰어올라 밟는 등 질식에 따른 뇌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 법원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B군을 엄히 훈육하려고 했을 뿐 살해할 고의가 없기 때문에 학대치사 책임만 있다고 주장했지만 배척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B군을 가방에 가둔 채 외출하고 돌아온 뒤 가방 안에서 일부러 소변을 봤다며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방은 B군이 고개를 90도까지 접고 몸을 웅크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B군이 "엄마, 숨이 안 쉬어져요", "숨, 숨"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꺼내주지 않고 터진 이음새로 손가락을 내밀자 헤어 드라이기를 쐬어 집어넣게 하기도 했다. 자신은 물론 친자녀 2명까지 시켜 가방 위에서 뛰어올라 밟게 한 사실도 파악됐다.

원심은 A씨가 직장일 때문에 집에 자주 들어오지 못 하는 동거남과 B군 양육 문제로 자주 갈등을 겪고 관계가 악화되자 B군에 대한 의심과 분노가 커졌다며 살해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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