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기소된다고 다 직무배제는 아냐"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검찰이 12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져 이후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전날 수원지검 수사팀의 이성윤 지검장 기소 의견을 승인해 이날 중으로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이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던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는 안양지청 수사팀에 수사를 중단하라는 외압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이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지면 헌정 사상 최초로 피고인 신분의 서울중앙지검장이 된다. 기소 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검장의 거취를 놓고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절차와 징계는 별도의 절차고 제도"라며 "기소된다고 해서 다 직무배제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벌어진 일이고 좀 전에 보고받은 일이라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 지검장이 기소된다고 해서 무조건 인사 조치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동훈 독직폭행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고검 차장검사도 징계 절차를 밟지않은 것은 물론 승진도 했다. 현직을 유지한 채 재판에도 임하고 있다.
다만 사실상 검찰의 2인자인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무게감이 남달라 논란이 불가피하다.
역대 서울중앙지검장 중 기소된 상태에서 직을 수행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돈봉투 만찬 사건에 휘말려 감찰이 시작되자 사표를 낸 바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2013년 혼외자 의혹으로 법무부 감찰을 받게 될 처지가 되자 역시 사임했다.
하지만 이성윤 지검장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데다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툴 수도 있어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이 적어도 신임 검찰총장 취임 후 단행될 인사 때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성윤 지검장의 용퇴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절차상으로도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검사는 해임·면직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으면 퇴직할 수 없다.
검사의 징계 사유에는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포함된다.
국가공무원법은 비위와 관련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은 퇴직을 허용할 수 없다고도 명시한다.
이 지검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도 거론되지만 역시 현실성은 높지않다.
직무집행 정지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실제 직무배제 요청이 있더라도 박범계 장관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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