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국 최초 '부양의무제' 폐지…2300명 추가 지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 /남용희 기자

소득·재산기준 충족 시 부양가족 있어도 생계급여 지원

[더팩트|이진하 기자] 서울시가 5월부터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 부양의무제는 직계혈족과 배우자에 부양 의무를 지우는 제도로 실제 교류가 없어도 부양의무 가족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시는 내달 부양의무제를 폐지해 소득과 재산 기준만 충족하면 자녀나 손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어도 서울형 기초보장 수급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8월 75세 이상 어르신 가구의 부양의무제를 없앤 데 이어 모든 가구로 범위를 전면 확대해 수령 문턱을 낮췄다. 그동안 생계가 어려워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약 2300명이 추가로 지원을 받게된다.

시는 지난해 말 발생한 '방배동 모자 사건' 등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고 올해 1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변경 심의를 완료하고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방배동 모자 사건'은

서울시는 부양의무제를 폐지해 부양가족이 있어도 서울형 기초보장 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신청자 가구의 소득(소득평가액 기준 중위 소득 45% 이하)과 재산(가구당 1억3500만 원 이하)이 선정기준을 충족하면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에 관계없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세전 연소득 1억 원 또는 부동산 9억 원 초과인 고소득·고재산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는 지속 적용된다.

5월부터 주소지 관할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다산콜센터 120 또는 주소지 동주민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가구가 증가되는 상황을 반영하여 그동안 빈곤 사각지대 발생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부양의무자 기준을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폐지했다"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더 촘촘한 복지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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