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를 받는 개그맨 김형인이 도박장 운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실소유주에 협박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웃찾사' 출신 김형인과 최재욱의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최 씨 누나 최모(42)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김 씨와 최 씨는 2018년 서울 강서구 모 건물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해 포커와 비슷한 '홀덤' 게임판을 만들어 도박을 주선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직접 도박에 참여한 혐의도 있다.
최 씨는 도박장을 연 혐의는 인정했지만 운영은 김 씨가 아닌 제3의 인물인 A씨와 같이 운영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씨는 도박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도박장 개설 혐의는 부인한다. 이들은 도박장 개설을 위해 3천만원을 투자한 A씨가 실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A씨는 지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를 바지사장으로 앉히고 김 씨가 보증금을 다 댔다. 수익이 나면 나눠가졌다"고 진술했다. 피고인들의 주장과 달리 김 씨가 실제 도박장을 운영했다는 취지다. 3천만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단순히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씨의 누나는 A씨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A씨는 3천만원을 최 씨가 변제하지 못하자 누나에게 연락해 대신 갚아달라고 요구했다.
증인석에 앉은 누나 최 씨는 "제가 경리일을 했다. 보통 사업장을 내려면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하는데 동생에게 '누구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냐'고 물으니 '자기 이름으로 했다'더라"며 "누구와 운영하냐고 물었더니 동생은 'A씨와 같이 운영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동생이 김 씨가 아닌 A씨와 함께 도박장 운영을 했다는 주장이다.
누나 최 씨는 김형인 역시 A씨의 협박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개그맨 후배 최 씨가 보드게임방을 차린다고 해 돈을 빌려줬다가 A씨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최 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을 빌미로 불법도박장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몰아 금전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최 씨의 누나는 "친분이 있어서 (김 씨가) 도박장에 왔다 간 것을 A씨가 꼬투리 잡은 것 같더라. 김형인 입장에서는 도박 이야기만 나오면 무섭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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