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가 콕 찍은 '靑 기획사정 의혹' 보도…경위 밝혀질까

박범계 법무장관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 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0./뉴시스

"대검은 대검대로, 중앙지검은 중앙지검대로 조치가 있을 것"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검찰이 '김학의 사건'의 피의사실 공표 논란과 관련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치 검찰'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데 따른 조처다.

대검찰청은 7일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등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지시 취지에 따라 최근 일련의 보도에 관해 서울중앙지검(지난 5일)과 수원지검(6일)에 진상확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도 이날 "대검 지시에 따라 관련 진상확인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만 "진상확인의 주체나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지금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상 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날 한 매체는 김학의 사건 기획 사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 클럽 버닝썬 의혹,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린 보고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는 청와대를 향한 본격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경위를 파악하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도 기자들에게 "대검은 대검대로, 중앙지검은 중앙지검대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혐의 내용이 보도되는 것은 상당히 곤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해당 보도와 관련해 대검이 보도 경위를 알고 있었는지, 중앙지검이 기관으로서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이 부분에 관해 물어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장관의 지휘감독권에 기초해 진상을 확인해보고 후속 조치를 고려하겠다"며 감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법무부는 대검의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후속 조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감찰 등 조치를 미리 결정한 채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특히 해당 언론보도의 시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보도가 재·보궐 선거와 연관이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저를 포함해 법무부 간부들 모두 내일 치러지는 보궐선거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일선에서 그렇게 한다면 의심받기 충분하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대검은 지난달 26일 전국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대검은 수사 진행 상황이 보도되는 것과 관련해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검찰 내부 의사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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