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찰 고마워"…말레이시아 경찰청, 대검에 감사 서한

대검은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수사 후 결과를 전달받기는 하지만 감사 인사까지 받은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대검 제공 정보로 대규모 마약밀매조직 적발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지난달 10일 대검찰청은 말레이시아 경찰청이 보낸 서한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청 마약범죄수사국은 이메일로 보내온 서한에서 '한국 대검찰청이 제공한 정보로 상당한 수사 성과를 거뒀다'며 대검에 감사를 표시했다.

대검은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수사 후 결과를 전달받기는 하지만 감사 인사까지 받은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한다.

2일 대검 반부패강력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필로폰 밀수입 경로는 말레이시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3월 국내에서 압수된 필로폰을 국가별로 보면 말레이시아산이 16.4kg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검은 세관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들어오는 국제 우편물 검색을 대폭 강화하고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발송인 정보와 밀수수법 등을 말레이시아 경찰에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대검에서 받은 정보에 따라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달 6일 쿠알라룸푸르 신도심 체라스의 한 택배회사에서 인도네시아에 보낼 종교용품에 숨겨진 마약을 대량 발견했다. 8일에는 쿠알라룸푸르 서남서쪽 클랑 계곡에 출동해 필로폰 밀조시설과 다국적 조직과 연계된 국제마약밀매단을 적발했다.

30세의 대만 남성이 우두머리인 이 조직원 13명이 체포됐고 필로폰 12.2kg와 케타민 64kg 등 도매가 54억 원 상당의 마약류가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언론 '더스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는 중독자 33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분량에 이른다.

대검이 제공한 정보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대검찰청 제공

특히 말레이시아 경찰이 검거한 마약조직원 중 1명은 인천지검이 지난 1월 적발한 필로폰 8.2kg과 청주지검이 2월 적발한 7.6kg의 발송책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검거되지 않았다면 추가 범행 우려가 컸던 셈이다.

대검은 국제 공조 강화로 해외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마약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되기 때문에 사전 차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에는 수사관을 태국에 파견해 이른바 '아시아 마약왕'을 체포, 이듬해 5월 국내송환해 기소하기도 했다. 1심에서는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캄보디아 경찰에는 거대 마약밀수사범의 은신처 정보를 제공해 현지에서 체포에 성공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검 반부패강력부 관계자는 "검찰은 지난 30년간 축적해온 국제공조 체계, 동남아 국가에 대한 마약수사 지원사업, 높은 공신력 등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마약류 통제를 주도하며 마약에서 안전한 사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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