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공중밀집장소 추행죄' 합헌 결정

공중 밀집장소에서 추행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진은 헌법재판소 소법정. /사진공동취재단

"명확성 원칙 어긋나지 않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공중 밀집장소에서 추행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옛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청구된 위헌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성폭력처벌특례법 11조는 대중교통수단·공연집회장소·그밖의 공중밀집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헌법소원을 낸 A씨는 지하철 추행 사건으로 기소돼 벌금 150만원이 확정됐지만 이 법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에서 '추행' 개념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되짚고 성폭력처벌법에서 추행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장소가 공개됐다는 점 등을 이용해 폭행이나 협박 등 유형력없이 이뤄지는 추행을 처벌한다는 입법 취지를 볼 때 처벌받는 행위가 무엇인지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도 판시했다.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도 않는다고 봤다. 법정형의 하한이 없어 법관이 사건마다 행위자 책임에 걸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고 고의성 없는 우연한 신체 접촉으로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재 관계자는 "옛 성폭력처벌법 조항 위헌 여부를 헌재에서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은 지난해 개정돼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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