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로비 창구 역할 의혹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온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소환조사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양 전 행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양 전 행장을 상대로 옵티머스 펀드 사기구조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옵티머스 내부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 최대주주이자 고문으로 활동하며 금융권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대규모 투자 사기가 가능했던 배경에 정·관계 로비가 있었다고 보고 의혹 전반을 수사해왔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2017년 말 최소 영업자본액 미달로 금융위원회에서 적기 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가 유예받을 때 양 전 행장이 중개 역할을 했다.

또 지난해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양 전 행장이 '금감원이 옵티머스 경영진을 VIP 대우를 해준다'고 발언한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옵티머스의 고문 역할을 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옵티머스 측에 소개해준 것도 양 전 행장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이 향후 양 전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양 전 행장은 앞서 "펀드 업무나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불법적으로 사업이 운영되는지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bohen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