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산하 '노역수형자 인권보호 TF' 활동 결과 발표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수형자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법무부가 개선안을 마련했다.

법무부 산하 '노역수형자 인권보호 TF'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TF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TF의 개선안에 따르면 벌금을 내기 어려운 사회 취약계층에게는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활성화한다. 징역형의 집행유예처럼 벌금형에도 이같은 제도를 활용하고 노역장에 유치되는 수형자 수 이기로 했다. 검찰이 공판 단계부터 피의자의 상황을 고려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적극 구형하도록 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형의 집행유예가 활성화되면 근본적으로 벌금을 납부하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 사례가 줄어들 수 있다"며 "실제로 검찰이 구형을 어떻게 하고, 얼마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지 통계로 확인하는 등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식기소를 통한 벌금형도 집행유예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사 직권으로 벌금을 분납하거나 납부연기를 결정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된다.

벌금을 내기 어려운 사람은 사회봉사로 형 집행을 대신하는 방안도 적극 활용한다. 사회봉사 대체집행은 2009년 9월에 도입됐으나 홍보 부족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2019년 기준 사회봉사 대체집행 신청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TF는 선고에서 사회봉사 대체 신청을 고지하고, 판결문·결정문에 이같은 문구를 게재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역장에 유치된 경우에는 건강 상태와 과거 병력을 조기에 확인하고, 원격 의료를 적극 활용하는 등 수형자 건강 관리도 개선하기로 했다.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망한 노역수형자는 21명에 달한다. 이들 중 5명이 입소 후 24시간 이내, 8명은 48시간 이내 사망했다. 일반 수용자보다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사망자 전원이 뇌경색이나 간질환, 폐질환, 정신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이에 TF는 수용자의 동의가 없어도 과거 병력 사항을 조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다. 또 중증 질환을 가진 노역수형자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알코올 중독 노역수형자는 출소 전에 치료나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치료가 필요하지만, 가족이 없는 수형자의 경우는 사회복지시설 또는 국립정신병원에 인계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세부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관련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이라며 "사망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