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건수 감소폭 25%보다 3배 가까워…처분 권한 환수 뒤 엄정 대응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지난해 서울 택시 승차거부가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승차거부 처분 권한을 자치구에서 회수한 뒤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업계 인식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승차거부 신고건수 및 행정처분 건수는 2019년과 비교해 1/3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신고건수는 2019년 3951건에서 지난해 1220건으로 69.1% 감소했고, 행정처분 건수도 1302건에서 429건으로 67% 줄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택시 승객 자체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 시에 따르면 티머니 결제 건을 기준으로 지난해 법인택시 영업수입과 영업건수는 2019년과 비교해 23.2%, 24.8% 줄었다. 개인택시도 영업수입은 22.4%, 영업건수는 23.1% 감소했다.

그런데 영업건수 및 수입 감소율과 비교하면 승차거부 건수가 훨씬 큰 감소폭을 보였다. 시가 승차거부에 강력하게 대응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8년 말에 민원신고에 대한 처분권한이 자치구에서 시로 넘어온 뒤 처분을 한층 강화했다"며 "자치구에서 할 때는 (신고 대비) 처분율이 약 15% 미만이었는데 시에서 맡은 뒤 높을 때는 70% 이상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시는 기존에 자치구에 위임했던 승차거부 처벌 권한을 2018년 11월 모두 환수한 뒤 직접 대응했다. 이전에는 택시기사에 대해 현장단속은 시에서, 민원 신고는 자치구에서 처분했고, 택시회사에 대한 1차 처분권한도 자치구에 위임했는데 이 때 모두 거둬들였다.

특히 기사가 아닌 회사에 대한 처분은 2015년 택시발전법 시행 이후 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소속 기사들의 승차거부 건수와 회사 보유 차량 대수를 바탕으로 지수를 산정, 일정 기준을 넘으면 사업 일부정지 등 처분을 내리는 방식이다.

2019년에는 4회에 걸쳐 29개 회사, 법인택시 946대에 사업 일부정지 등 처분을 내렸고, 지난해에도 3회에 걸쳐 7개 회사, 298대를 처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승차거부 위반건수를 살펴보면 전체 위반 건수 중 약 80%가 법인택시였다. 회사에 대해 사업정치 처분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택시 법인에서 반발이 심해 소송도 여러 건이었다"며 "소송에서 법원이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면서 회사도 직원 교육을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신고도 많이 줄었고 예전처럼 악성 사례도 많지 않아서 코로나 시국을 감안해 처분을 결정할 때 기사들 의견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며 "지금 이대로만 가면 승차거부 완전 근절은 어려워도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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