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금감원 문건 유출' 靑 전 행정관 징역 4년 구형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라임자산운용 관련 금융감독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뉴시스

항소심 증인 출석한 김봉현 "대가성 없었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라임자산운용 관련 금융감독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최수환 부장판사)는 전날(4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청와대 행정관 김 모 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김 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천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날 재판에는 김 씨의 오랜 친구인 김봉현 전 회장이 증인석에 앉았다. 금감원에 재직하던 김 씨는 2019년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 하면서 김 전 회장에게 법인카드 등 약 37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라임 관련 금감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앉힌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은 "김 씨와는 시시때때로 만났다. 친구 이상의 관계다. 형제처럼 보인다고 할 정도로 가까웠다"며 "(현금을 준 것은) 친구니까 선의에서 한 것"이라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김 씨의 동생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 역시 대가성을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사실 남자 형제가 없다"며 "김 씨의 동생은 믿을 수 있는 친구다. 일 잘하고 성실하다니까 올라와서 같이 일하면 안 되겠냐는 말을 자주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의 변호인은 "김 씨와 김 전 회장은 친한 친구 사이다. 뇌물의 대가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특수 관계를 양형에서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라임 사태의 본질은 결국 불완전 상품을 판매한 은행, 증권사 담당자들과 설계를 잘못한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라임 펀드 설정·운용 과정에서 피고인이 개입할 위치도 아니었다. 피고인과 김 전 회장의 관계에 따른 개인적 형태 비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김 씨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청렴 준수 의무를 놓치고 내부 자료를 보여줬다. 편하게 쓰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안일한 생각으로 금품과 향응을 수수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후회한다"며 "평생 잘못을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일 열린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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