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법원, 행복한 법원 만들겠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김광태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이 9일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취임식 행사 대신 취임사만 발표했다.
김광태 법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사법부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법부는 안팎으로 어려운 시련에 직면해 있다. 이 시련을 극복하는 길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 외에는 있을 수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이것은 우리 모두의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된 제도와 관행을 벗고 새로운 재판부와 재판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뛰어난 실력과 경륜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있는 우리 법원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신뢰받는 법원, 행복한 법원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법원장은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9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후 청주지법·대전고법 판사, 서울동부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광주지방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 등을 지냈다.
제1·2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살인죄, 성범죄 등 16개 범죄에 대한 합리적 양형기준을 설정해 투명한 양형절차를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한 2016~2018년에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 방안 수립 및 시행,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법지원 강화 등에 힘썼다. 최근 1년간 대전고등법원에서는 형사부 증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법지원을 위해 노력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법원장 김광태입니다.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서울고등법원을 훌륭하게 이끌어주신 전임 김창보 법원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서울고등법원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2011년부터 두 차례 7년 동안 이곳 서울고등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한 바 있습니다. 작년 2월, 이 법원을 떠났다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너무나도 눈에 익고 친숙합니다.
우리 서울고등법원은 인구나 관할, 중요성에서 두말할 것도 없이 사실심의 최고 법원이자 대한민국의 중추 법원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법원에서 법원장으로 근무하게 된 저는, 한편으로 그 막중한 책임 앞에서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존경하는 서울고등법원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사법부는 안팎으로 어려운 시련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시련을 극복하는 길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 외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이것은 우리 모두의 가장 큰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생법관제의 확대,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의 실시와 함께 우리 법원 법관의 법조경력 및 연령이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고법부장 직위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법이 오늘부터 시행됩니다. 이러한 상황 변화는 고등법원의 재판부 구성과 운영에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전국 고등법원의 중심이 되는 우리 법원만이 담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제도와 관행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재판부와 재판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뛰어난 실력과 경륜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우리 법원이라면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등부장님이나 고법판사님 모두 일체감을 가지고 변화된 법률과 제도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추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서울고등법원 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가 소중한 동반자로서 상호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서로 아끼고 배려하는 곳, 정이 넘치는 법원을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앞으로 여러분이 우리 법원의 구성원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힘쓰겠습니다. 우리가 근무하는 법원이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법원장이라는 책임을 맡은 저의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여러분과 함께, 어떤 어려움도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신뢰받는 법원, 행복한 법원을 만들어 갑시다.
저와 여러분, 앞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한 기억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감사합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