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 먹고싶다" 호소 수용자 만난 박범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상갑 인권국장(왼쪽)이 이영희 교정본부장(오른쪽)으로부터 서울동부구치소의 시설적 특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법무부 제공

첫 공식일정으로 동부구치소…"수용자 인권 개선" 강조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28일 취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았다. 박 장관은 취임식을 미룬 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에서 방역 상황을 보고 받고, 6시간 가까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박 장관의 동부구치소 방문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임명되자마자 동부구치소로 가서 경청의 시간을 갖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는 1200명이 넘었다.

박 장관은 "수용시설 수용자들도 모두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므로 수용자 인권적 측면을 살펴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라며 "교정공무원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어떻게 사기진작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장관은 동부구치소 간부직원, 현장직원, 수용자들과 차례로 간담회를 가졌다. 30분씩 예정됐지만, 간담회마다 1시간 20분 넘게 진행됐다. 박 장관은 직원들과 수용자들의 고충과 집단감염 원인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방역대책 본부에서 감염병 집단 발생 경과를 보고받고 있다. /법무부 제공

특히 박 장관은 최근 완치 판정을 받은 수용자 6명을 만났다. 이 중에는 격리 당시 구치소 창문으로 '따뜻한 밥 좀 먹게 해주세요'라는 푯말을 들었던 수용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박 장관에게 "도시락이 지급되면서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로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해서 식사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수용자들도 마스크를 쓰라는 말을 따르지 않은 면도 있고, 교도관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게 돼 고마웠다"고 했다.

이에 박 장관은 "여러분도 우리 사회의 일부다. 여러분을 찾아와서 만난 것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제한된 인력과 공간 등 고충을 토로한 구치소 직원들에게는 "공식 지휘계통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현장 행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제대로 된 대처가 될 수 있다"며 "여기서 바로 법무행정 혁신이 시작된다"고 격려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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