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지연 기분 나쁘다" 6개월 악성민원인 '유죄'

6개월 동안 전화와 문자로 상담사 직원에게 욕설과 비방을 한 악성민원인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욕설·반말 등으로 괴롭혀…상담 직원 산재 판정

[더팩트|이진하 기자] 서울 지하철 고객센터에 6개월 간 열차 지연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괴롭힌 악성 민원인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공사와 고객센터 상담직원 3명이 30대 남성 A씨를 지난 2018년 7월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소한 건과 관련, A씨가 지난달 1일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의 양형에 처해졌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 12일 지하철 2호선이 약 1~5분 연착됐다며 공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 직원에게 연착된 것을 책임지고 통화료 및 시간 보상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고객센터 직원에게 사과를 받은 후에도 A씨는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9월까지 6개월 간 전화 38회, 문자 843회를 통해 욕설과 반말로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위를 이어갔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일로 감정노동 전담 부서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하철 탑승 구간의 모습으로 기사와 무관. /이호균 기자

특히 "이번 주 내내 클레임을 걸어 귀찮게 하겠다" "개 같은 대우받고 싶냐. 너는 지금 개처럼 행동하고 있다" "너는 교환·반품도 안 되는 폐급이다" "전화 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 등 폭력적인 언행을 지속적으로 일삼으며 직원들에게 괴롭혔다.

A씨의 전화를 여러 차례 받은 상담 직원 B씨는 스트레스로 지난해 1월 29일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질병(적응장애)에 따른 산업재해를 인정받는 등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공사는 A씨를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소했고 지난달 1일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A씨는 자신의 양형이 과도하다고 항고 및 상고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사는 이번 일로 감정노동 전담 부서를 새롭게 만들어 피해 직원 보호 및 대응 메뉴얼 제작 등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한다고 밝혔다. 직원 B씨처럼 피해를 입은 직원에게 심리 안정 휴가를 부여하고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재강 서울교통공사 고객서비스본부장은 "고객 응대 직원에 대한 도를 넘어선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무관용 원칙하에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 편의와 안전을 위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고객 여러분께서도 직원을 인간적으로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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