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지나 완만한 감소세…재확산 우려는 여전
[더팩트|이진하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무증상 감염자가 광범위하고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적합한 계절적 특성상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674명 늘어난 6만7358명으로 집계됐다.
2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824→657→1020→715→840→870→674명을 기록했다. 동부구치소에서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발생했던 4일을 제외하면 모두 세 자릿수를 나타낸 것이다.
지역 발생은 서울 186명, 경기 236명을 비롯해 인천 30명, 경북 28명, 부산 23명, 충남·광주 21명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적은 확진자가 나왔다.
3차 유행의 중심인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한 때 800명을 넘어서는 수준을 나타냈지만 한층 누그러진 셈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8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최근 한 주간 국내 발생 환자 수는 700명대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현재 유행상황은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주말이 지난 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날씨가 추워 외출을 하지 않는 시민이 늘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사적 모임이 크게 줄었다.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조건을 갖춘 셈이다.
다만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결과는 확진자가 언제든지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보여준다. 7일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 총 86만4220건을 진행한 결과 확진자 2518명을 찾아냈다. 무증상 감염자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방증이다.
무증상 감염자는 실내 활동이 많은 겨울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성이 크다. 최근 감염도 가족과 지인간 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선제적 검사를 받아 확진자 발생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낮은 기온과 습도로 바이러스 생존이 유리하고 실내 활동이 많아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이 조성되기 쉬운 겨울철 특성 상 언제든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습도가 낮아져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라 긴장을 늦추면 확진자는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환기를 자주 해주고 실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8일 서울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한파로 실내 활동이 증가하는데 환기가 부족하면 지인 간 감염이 확산될 우려가 높다"며 "실내 활동 시 반드시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