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페이스북 상에서 상대방에게 욕설을 했더라도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가 아니라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모욕죄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온라인에서만 연락하던 사이인 B씨 페이스북에 '싸가지 없는 ○○', '배은망덕한 ○○' 등 표현을 쓴 댓글을 올려 상대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쟁점은 A씨의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느냐였다. 형법상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을 모욕으로 정의한다.

1, 2심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사건의 발단은 B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비방 댓글이었다. B씨는 댓글 작성자가 A씨라고 판단하고 비난하는 글을 여러차례 올렸다. A씨는 자신이 댓글을 쓰지 않았다며 B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푸헐헐 ㅋㅋㅋ 그만 귀염떨고 자거라'는 등 조롱섞인 답이 돌아오자 문제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A씨는 발단이 된 댓글로 고소된 사건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반대로 A씨가 B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는 B씨가 약식기소됐다.

대법원은 "진위 파악없이 A씨를 비방댓글 작성자로 몰아간 B씨 태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사과를 강력히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사용한 표현"이라며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원심이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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