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임명 철회해야"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중 사망한 고 김모 군의 동료들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청와대의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김 군의 사망을 개인적 책임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역 김 군의 죽음은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아니다. 구의역 김 군의 죽음을 모욕한 변 후보자는 즉각 자진 사퇴하고 청와대는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변 후보자의 후안무치한 발언에 치가 떨린다"라며 "김 군이 사망하던 날 김 군의 어머니께선 '책임감 있게 아들을 키운 게 후회된다'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은 개죽음만 당한다'라며 울부짖으셨다. 멀쩡히 일하던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변 후보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김 군의 사망을 겪은 동료들은 지금도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미 2013년과 2015년 똑같은 사고로 두 명의 동료를 잃었음에도 세 번째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이라며 "이런 현실이 변 후보자에게는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됐을 일'이란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 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장관이 되는 것을 김 군의 동료들과 함께 투쟁했던 청년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변창흠 내정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를 향해서도 "우리는 이번 변 후보자 임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며 "구의역 김 군의 명예와 노동자들의 목숨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지 않도록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산업재해는 구조적 원인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들는 "김 군의 사고는 비용 절감 미명하에 2인 1조도 지킬 수 없었던 과도한 업무량, 이미 두 건의 앞선 사망 사고에도 아무도 책임지거나 처벌받지 않았던 구조, 위험의 외주화를 추진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저지른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변 후보자는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시절 공식 회의 석상에서 "걔(김 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던 것이 알려지며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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