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확진자 '1일 이상' 자택대기 227명…의료체계 과부하

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하루 넘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인원이 2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 앞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재생산지수 1 넘어…현재 추세 지속될 것"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하루 넘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인원이 2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8일 오전 11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17일 오전 0시 기준 서울 병상배정 대기 확진자는 580명"이라며 "이 중 어제 확진된 당일 배정 대기자가 353명이고, 1일 이상 대기자가 227명"이라고 밝혔다.

통상 확진판정을 받은 뒤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병상배정이 이뤄지지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업무가 지연돼 많은 확진자들이 하루 넘게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병상배정이 늦어지면서 병상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다. 전날 발표된 서울 122번째 사망자는 12일 확진판정 뒤 자택에서 대기하다 15일 사망했다.

박 국장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의 중증도를 고려해 병상배정 우선순위가 결정된다"며 "사망자는 당시 발열, 호흡기 증상이 없었다. 보건소 역학조사에서도, 의료진이 전화했을 때도 목만 조금 간지러운 상태라고 해서 대기 상태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상이 악화된 것을 인지하고 수도권 통합상황실에 요청했지만 최근 확진자 폭증에 따라 시급하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해 병상 배정을 담당하는 수도권 통합상황실 내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자택 대기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하루 넘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인원이 2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서울 종로구에서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포장된 음식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날 오전 0시 기준 서울 확진자는 전날 오전 0시보다 398명 늘어난 1만385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8일 이후 매일 세자릿수 확진자가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4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서울 82.7%이고, 즉시 사용 가능한 병상은 224개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86개 중 85개를 사용 중으로, 입원가능한 병상은 1개 뿐이다.

박 국장은 "현재 서울의 감염 재생산 지수가 지속적으로 1 이상 나오고 있다"며 "현재 확산세는 좀 더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현황을 분석해보면 무증상 감염자가 30%가 넘고,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가 25% 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무증상자와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가 굉장히 많은 것은 지역사회 잔존 감염이 많다는 의미"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생산 지수를 1 아래로 낮추기 위해 지역사회 감염자를 찾아내고,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확보에 힘써서 고비를 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검사 확대를 위해 14일부터 시민 누구나 증상에 관계없이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사건수는 3만9341건이며, 이 중 양성은 116건으로 양성률은 0.29%, 1000명 당 3명 꼴이다.

박 국장은 "기존에도 선제검사를 해왔는데 대체적으로 선제검사 양성률은 1만 명 당 1명 수준을 보였다"며 "그런데 최근 선제검사에서 굉장히 높게 나타나는 것은 지역사회에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런 부분을 찾아내야 더 큰 집단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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