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감금 등 혐의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자신이 사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행과 협박 등 '갑질'을 한 아파트 입주민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열린 입주민 심모 씨의 보복폭행 등 혐의 선고 공판에서 심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심 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범행 경위와 방법, 내용에 비춰볼 때 사안이 무겁고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아파트 주민인 피고인은, 경비원이 피고인의 차량을 밀어 이동시켰다는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가했다"라며 "피해자가 신고하자 보복 목적으로 감금, 폭행을 가하고 무고로 형사고소까지 했으며, 직장에서 나가도록 협박까지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공포심에 짓눌렸음에도 생계유지 때문에 사직할 수 없었고, 결국 다른 입주민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나 법정 진술에 비춰도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심 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경비원 최모 씨에게 보복폭행과 보복 감금을 가한 혐의 등 모두 7개 혐의로 6월 구속기소 됐다.
구체적으로는 △보복폭행 △보복 감금 △상해 △강요미수 △협박 △무고 등이다.
심 씨는 지난 4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아파트 경비원 최 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최 씨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최 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을 알고 보복할 목적으로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가 12분 동안 가둔 뒤 구타를 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심 씨는 최 씨에게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히겠다"라며 협박했다. 또 심 씨는 '최 씨가 아파트 관리소장 등에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당했다는 취지로 거짓말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최 씨를 허위로 고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도 최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법적 조처를 하겠다'며 최 씨를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7일 심 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입주민 갑질로 피해자가 숨진 사건으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가 당한 골절을 피해자의 형에게 구타당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심 씨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심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만 보복 폭행은 부인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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