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원 기피신청부터 '산 넘어 산'…당일 결과 안 나올 수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10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역대 최초로 검찰총장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법무부와 윤석열 총장은 징계위 개최 전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놓고 치열한 전초전을 벌였다. 위원회 당일도 순탄치 않은 흐름이 예고된다.

첫 관문은 징계위원 기피 신청 문제다. 징계위는 당연직 위원 1명, 검사위원 2명,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다. 윤 총장 측은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기피신청을 할 예정이다. 검사위원 2명도 자신의 징계사유와 연관된 인물들이 나오면 기피신청이 확실하다. 다만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출석 징계위원 과반 찬성으로 정한다.

윤 총장은 증인도 7명을 신청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장검사(전 대검 형사1과장),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을 1차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성명불상의 감찰부 관계자를 추가로 신청했다. 증인은 반드시 출석해야 할 의무는 없다. 추가 신청한 증인들은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출석한 증인만 신문해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징계사유를 놓고도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하다. 특히 판사 사찰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다. 윤 총장 측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직무 범위 내에서 재판부 정보를 수집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판사 세평 수집이 일반화됐다는 점도 주장했다. 사찰 의혹 감찰 과정의 부당성도 강력히 주장할 계획이다.

신청한 증인 대부분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계자들이어서 역시 유력한 쟁점이다.

칼자루를 쥔 추미애 장관이 속전속결로 끝낼지, 여유를 가질지도 주목된다. 추 장관은 이날 징계심의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전체적인 방향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도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고 행정소송도 앞둔 상태다. 윤 총장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당일 결론을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법무부도 "징계혐의자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 총장은 2013년 12월18일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서 항명 파동으로 징계위에 회부된 적이 있다. 그때 징계위는 오후 3시부터 9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윤 총장(당시 여주지청장)은 특별변호인 남기춘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무고함을 주장하며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애초 대검 감찰본부가 요청한 정직 3개월보다는 깎인 결과였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