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접대 의혹 수사 발표 일부러 미루나"…검찰 "수사 마무리 안 됐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술접대 의혹 수사결과 발표를 미룬다고 의심했다.
김 전 회장의 대리인은 2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날 예정된 김 전 회장의 검찰 조사가 취소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리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에서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 관련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조사 직전 검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취소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자신이 조사를 거부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검찰이 먼저 조사를 취소했는데도 김 전 회장이 조사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석 심문기일에 앞서 법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측은 "보석사건에 제출된 18일 자 검찰 의견서를 보니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에 김 전 회장이 적극 협조하지 않고 있고,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지난 17일 검찰 조사에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과 대질 조사 후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이 24일로 다음 조사 일정을 제안했고 김 전 회장은 이에 응했지만, 검찰이 18일 자 의견서에는 김 전 회장이 조사를 거부한다고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 회장 측은 "검찰이 보석 사건에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의 신빙성 등을 탄핵하고, 7개월 넘게 계속 미결구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김 전 회장의 양심선언을 매우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석사건 및 지금 재판 중인 사건, 수사 중인 사건, 법무부가 수사 의뢰한 사건을 모두 같은 팀 검사들이 진행하고 있고, 김 전 회장이 술접대 했다고 주장하는 검사 역시 한 팀에서 불과 얼마 전 까지 한솥밥을 먹었다"며 "검찰이 보석 심문기일을 의식해 술접대 검사들에 대한 수사 발표를 뒤로 미룬다고 강하게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나 특별검사팀(특검)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김 전 회장 측은 "이러한 사정을 보면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더는 검찰에 미룰 것이 아니라 공수처 내지 특검에서 다루는 것이 맞고, 지금 진행 중인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판 및 보석 사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 전체 취지는 틀렸다고 볼 수 없다. '11월 말까지 김 전 회장이 조사를 거부했다'는 문장 하나만 고쳐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17일 김 전 회장과의 출정 조사 일정을 잡기 전부터 재판부에 제출할 의견서를 작성해뒀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해당 내용을 수정한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검찰이 먼저 조사를 취소했다는 주장도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남부구치소 직원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구치소 측이 먼저 출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수사를 의도적으로 미룬다는 김 전 회장 측의 의혹 제기에는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발표하겠나"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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