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돌파 '커밍아웃 사표' 청원에…"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하며 일선 검사들에게 동참을 당부했다.
3일 법무부는 청원수 40만 명 돌파를 앞둔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추미애 장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추 장관은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윤석열 총장의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윤 총장은 국정감사에서 '작심발언' 후 8개월 만에 지방검찰청 순회 방문을 재개하는 등 검찰 내부 결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면서 "그 정점에 있는 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자신에 반발하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은 존중한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에 반발하는 일선 검사들이 연이어 댓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일선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검사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추 장관에 반발하는 일선 검사들에 대해 사표를 받으라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5일만인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청원수 40만명을 넘었다.
청원인은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한다"며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달라"고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들의 이른바 '커밍아웃'은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의 글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이환우 검사는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으로 추 장관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같은 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습니다.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하면서 이 검사에 대한 의혹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고 응수했다.
이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법무부는 검사들의 과거 근무경력을 분석해 편을 가르고 정권에 순응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검사들에 대해서는 마치 이들이 검찰개혁을 반발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저도 커밍아웃하겠다"며 이 검사의 글에 동조했다. 최 검사의 글에는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일선 검사들의 지지 댓글이 300개 가까이 넘게 달렸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