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인스타 보니 잘 사는 듯" 동창 납치미수 일당에 실형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는 고교 동창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당에 집행유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새롬 기자

1심 집유→법정구속…"피해자 저항 안 했다면 더 큰 피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거액의 돈을 빼앗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당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이들은 피해자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불법 도박으로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장철익 김용하 부장판사)는 특수강도미수 등 혐의를 받는 최모 씨와 강모 씨에게 집행유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 씨 등은 피해자 A씨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외제차 등의 사진을 보고, A씨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돈을 많이 벌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중국인과 조선족을 동원해 A씨를 납치한 뒤 돈을 빼앗기로 계획했다.

최 씨 일당은 3대의 차량에 나눠 탄 채 A씨 집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A씨가 미용실에 가기 위해 차를 몰고 집을 나서자 뒤쫓아 갔다. 이후 A씨가 미용실 건물에서 나오자 강제로 차에 태워 돈을 빼앗으려 했지만, A씨의 격렬한 저항으로 납치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일당 중 한 명은 A씨의 차 안에서 현금 200만 원과 휴대전화 등 금품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1심은 유죄로 판단했지만 범죄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범행을 계획해 주도한 최 씨와 강 씨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과 공모한 나머지 일당에 대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은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최 씨와 강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전에 범행 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한 다음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에 대한 강제 납치를 시도하기까지 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만일 피해자가 범행 현장에서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면, 피고인들에게 납치돼 더욱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명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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