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코로나 주춤하자 돌아온 미세먼지…5달 만에 주의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서울 하늘이 심상찮은 모습이다. 110일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하루 종일 '나쁨'도 기록…"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확대 시행"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동안 깨끗했던 서울 하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심상찮은 모습이다.

최근 5달 만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데 이어 미세먼지 농도 '나쁨', '매우나쁨'인 날도 늘어나면서 다시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이후 미세먼지 농도 기준 '나쁨'에 근접하거나 지역적으로 그 이상인 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살펴보면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서울 지역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10~30㎍/㎥대를 유지했는데 19일 이후로 전반적으로 높아지며 70㎍/㎥를 초과하는 날도 관측됐다.

이 기간 특히 농도가 높았던 날은 19일 57㎍/㎥, 20일 60㎍/㎥, 22일 65㎍/㎥, 27일 76㎍/㎥ 등이다.

현재 미세먼지 농도 기준은 30~80㎍/㎥이면 '보통', 80~150㎍/㎥ '나쁨', 그 이상이면 '매우나쁨'으로 구분된다. 시내 전체의 일정 시간이 아닌 24시간 평균 농도가 '나쁨' 수준에 육박하는 날까지 있었던 셈이다.

자치구별 수치를 살펴보면 곳곳에서 80㎍/㎥를 초과한 곳을 찾을 수 있다. 27일에는 강동·강서·구로·서초·양천·중구 등이 하루 평균 농도가 '나쁨'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22일에는 올 가을 들어 첫 미세먼지주의보도 발령됐다. 5월11일 이후 5달여 만이며, 올해 3번째였다.

110일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는 올해 들어 예년보다 대기질이 좋았던 상황과는 대비된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횟수가 8회, 초미세먼지주의보는 15회였는데 올해는 10월 말까지 각각 3회씩에 그쳤다.

미세먼지 특보는 주로 11월부터 4월까지 발령되는데, 올 초부터 봄까지 대기질이 예년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이보다 1년 전 35㎍/㎥에서 28㎍/㎥으로 20% 감소했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인 50㎍/㎥를 초과하는 고농도 일수도 21일에서 7일로 대폭 줄었다.

올 초 중국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국가적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에서 외부 영향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의 산업활동과 공장 가동률은 5월쯤부터 이미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산업가동률이나 차량 증감 등은 국내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는 서풍이 아닌 북서풍으로 타고 넘어와 중국의 영향으로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가 예년보다 기상여건이 대기질에 유리한 조건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성과도 있었다고 자체 평가한다.

서울시청 노후경유차 단속시스템 가동 모습. /김세정 기자

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첫 시즌에 5등급 차량 상시 운행제한,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및 공사장 전수점검,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 지정·관리 등을 뼈대로 하는 정책들을 펼쳤다. 올해는 이를 보완하고 범위를 확대한 정책을 마련, 11월 초에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상여건, 코로나19,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여러 조건이 겹쳐 대기질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올해도 기상 등 외부 조건이 유리하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할 수 만은 없는 만큼 기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좀 더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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