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영웅' 손기정 추모 체육공원, 2년여 만에 재개장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체육공원이 대대적인 보강을 거쳐 새단장했다. 손기정 체육공원 내 손기정 기념관 모습. /서울시 제공

기념관, 러닝센터, 도서관 등 갖춰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국내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체육공원이 대대적인 보강을 거쳐 새단장했다.

서울시는 28일 중구에 위치한 손기정 체육공원을 2년 여의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다고 밝혔다.

손기정 체육공원은 손 선수의 모교인 양정보고 부지에 1990년 근린공원으로 조성됐고, 이후 1997년 체육공원으로 변경 지정됐다. 그러나 20년 넘게 축구장 중심의 동네공원으로 사용되며 공원조성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시는 장소의 가치를 되살리면서 역사와 문화, 체육이 공존하는 거점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2017년부터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재정비를 진행했다.

새 공원은 손기정 기념관, 러닝러닝(running learning)센터, 러닝트랙, 다목적운동장, 어린이도서관, 게이트볼장 등으로 구성된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올 5월 러닝트랙과 다목적운동장, 어린이도서관, 게이트볼장은 먼저 개방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손기정 기념관은 바닥에 표시된 트랙을 따라 2개 전시실을 걸으며 손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할 때 썼던 월계관부터 영상 다큐, 손기정 선수와 관련된 각종 기록물 등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필리피데스 조각상', 손 선수의 활약상을 담은 서신, 사진 등 각종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올림픽 우승 부상이었지만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베를린박물관에 50년 넘게 보관됐던 청동 투구를 돌려받기 위해 고인이 썼던 서신,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사용했던 여권, 유명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과 주고받은 엽서 등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체육공원이 대대적인 보강을 거쳐 새단장했다. 손기정 체육공원 내 러닝러닝센터 내부 모습. /서울시 제공

러닝러닝센터는 뛰면서 배우는 러너들의 위한 거점공간으로, 라운지, 카페, 라커룸, 샤워실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시는 29일부터 연말까지 개관기념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4개 테마로 구성되며, 손 선수와 함께 출전해 3위를 차지했던 남승룡 선수 등 숨은 마라톤 영웅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내달 8일까지는 예약없이 개방하고, 10일부터는 네이버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객을 받는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고통과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독립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손기정 정신'이 깃든 이 체육공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시민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힘과 위로와 활력을 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침체된 지역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hone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