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불법촬영' 개그맨, 1심 징역 2년 불복해 항소

KBS 연구동 내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항소장을 냈다. /더팩트 DB

22일 항소장 제출…검찰도 항소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KBS 연구동 내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항소장을 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개그맨 박모(30) 씨 측은 전날(22일) 서울남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같은 날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지난 16일 박 씨의 선고 공판을 열고 박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했고, 증거를 보면 유죄로 인정된다. 범행이 계획적이고, 횟수가 많은 점은 불리한 점으로 참작된다"며 "신뢰 관계에 있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사생활 영역을 침해해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야기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촬영물이 유출되지 않았고, 자수했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 4명으로부터 용서받은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KBS 연구동 건물 화장실에서 총 32차례 불법촬영을 하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도 15회에 걸쳐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불법 촬영물 중 7개를 저장 매체로 옮겨 소지했다. 카메라 설치를 위해 KBS 연구동 화장실 등을 몰래 침입한 혐의도 있다. 지난 5월 29일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 씨는 6월 1일 경찰에 스스로 출석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뢰 관계에 있는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엄벌을 원한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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