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윤석열 작심 발언 후 여당 수사 재개됐다"

김봉현 전 회장은 21일 14페이지 분량 두번째 옥중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임영무 기자

2차 옥중 입장문 공개…"술접대 검사들은 대우해양조선 수사팀 동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신이 술접대한 검사 3명은 대우해양조선 수사팀 동료인데 2명은 신원을 특정했으며 경찰에 검거되기 전까지 검찰 관계자들의 조언으로 도피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라임사태를 놓고 여야 정치인에게 직접 로비를 한 적이 없으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실제 돈이 전달됐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검찰도 사실상 라임 관련 정치인 수사를 중단했다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 발언 직후 수사 방향이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김봉현 전 회장은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4페이지 분량 두번째 옥중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최근 큰 논란을 부른 '1000만원 룸살롱 접대'는 명확한 사실이며 접대한 검사 출신 A 변호사와 검사 3명은 2016년 대우해양조선 사건 수사팀 동료들이라고 압축했다. 현직 검사 3명 중 2명은 특정했으며 1명은 사진상 확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는 윤석열 총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접대한 검사가 라임 수사팀 주임검사로 앉아있는 걸 보면서 A 변호사 말을 믿고 수사팀에 모든 협조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도피 당시부터 검찰 관계자들이 도주를 권유했고 수사팀의 추적방법, 휴대폰 사용 방법 등을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종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잠적해 지난 4월 경찰에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1월부터 도피해 이 부사장과 함께 붙잡혔다.

정치인 로비 의혹은 부인했다. 라임 사태 이후 여당 국회의원을 만난 건 단 한 번이며 정식 절차를 밟아 '금융담당 의원님'을 만났을 뿐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거론된 기동민, 김영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만났고 라임펀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야당 정치인'에게는 자신이 아닌 라임펀드 관계사 회장이 2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은 검찰에 말씀드렸는데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반면 여당 정치인은 라임펀드와 아무 관련없다고 얘기했는데도 5년도 넘은 사건을 6개월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여당 의원 수사도 액수가 적다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재개했는데 윤석열 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 발언이 계기였다고 썼다. 수사 검사도 인정하며 "잘 도와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총장이 지난 8월3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역설한 일을 일컫는다. 당시 현 정부를 겨냥한 작심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21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공개한 2차 옥중 입장문 첫 페이지/더팩트 DB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은 사실상 인정하지 않았다.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활동비를 줬고 강 전 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돈을 전달했다는 말은 정확히 듣지 못 했다고 밝혔다. 이강세 전 대표가 중간에 돈을 썼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밖에 자신이 아는 사람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금융감독원이고 민정수석실이고 다 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대진 당시 수원지검장(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 청탁하기 위해 검찰 수사관에게 5000만원을 준 것도 사실이며 실제 구속영장 청구가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윤 부원장은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김봉현 전 회장은 "여든 야든 라임펀드로 만나서 로비한 정치인이 없는데 어떤 저의로 나를 정쟁 희생양으로 삼은 건지 묻고 싶다"며 "저와 정치인을 묶어서 마치 있지도 않은 거악을 척결하듯 몰고가시는 분이 도대체 누구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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