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완치해 퇴원…질병청 "집회 감염은 아닌 듯"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기자회견 형식으로 치러졌던 민주노총 광복절 노동자대회 참가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감염경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논란이 됐던 노동자대회발 추가 확진은 없어 확진자가 당시 감염됐거나 전파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대회 참가자 확진 후 광화문집회를 주도한 보수단체 뿐 아니라 민주노총도 집단감염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민주노총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조합원 A씨의 정확한 감염원인을 아직 밝혀내지 못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더팩트>에 "A씨의 경우 정확한 감염경로를 확정하기 어려운 사례"라면서도 "광복절 종각집회(노동자대회) 참석자 중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집회 이외 장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A씨는 별다른 증상은 없었으나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발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역당국 권고에 따라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후 일상 복귀한 상태다.
A씨 확진 판정 뒤 민주노총은 4차례에 걸쳐 방역당국에 참가자 1900여 명의 명단을 제출했고 전원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집회 참석자 중 A씨 외에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기자회견이 감염원일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에서 직장 내 감염 또는 지역사회 감염도 거론된다.
A씨가 근무하는 기아차 화성공장 직원 B씨는 지난달 11일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나 15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B씨는 회사 통근버스와 구내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A씨의 동일 직장에 선행 감염자가 있었다"며 직장 내 감염을 원인 중 하나로 추정했다.
다만 A씨 외에 B씨와 밀접 접촉한 동료를 포함해 공장에서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인근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에 따른 감염 가능성도 없지 없다. 서울 도심집회 관련 누적확진자는 600명대를 기록 중이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장소와 보수단체가 집결한 광화문 광장은 가까운 거리였고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한 점 등을 봤을 때 A씨가 이동하다 확진자를 접촉했을 수도 있다.
나머지 추정되는 원인는 지역사회 감염이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은 최근 20%를 넘어 방역망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 무증상·경증 확진자 역시 30~40%에 달하는 상황이다. 증상이 없는 지역 내 전파자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민주노총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사실상 특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완치된 환자까지 역학조사할 여력이 안 된다. 역학조사관이 아주 적고 장기전이 되면서 많이 지쳤다"며 "감염경로를 제대로 찾아내려면 그만한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원인 미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의외로 다른 확진자 역학조사 과정에서 밝혀지는 경우도 없지 않아 방역당국이 쉽게 확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