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석구조상 특별검사 의결 어려울 듯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수사에 고삐를 죄는 와중에도 수사 공정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임검사나 특별검사 등으로 수사팀을 새로 꾸려야만 수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정성 논란만으로 특임검사나 특별검사 도입이 가능할까.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주말도 반납한 채 이 사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속도라면 추석 연휴 전 수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주말 이 사건 당사자인 서씨를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이날 국방부를 압수수색했다. 서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군에 걸려온 민원·문의전화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해서다.
육군 카투사 부대에서 복무한 서씨는 2017년 6월5일~27일 무릎수술과 회복을 위해 2차례 병가와 1차례 휴가를 연이어 썼다. 이 과정에 추 장관 부부와 추 장관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군부대에 청탁성 문의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민원실에 전화를 건 사실은 없다", "보좌관에게도 전화 문의 지시를 한 일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군 내부 통화 서버기록, 녹취록 등을 토대로 당시 민원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인지,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밝혀낼 전망이다.
최근 잇따른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등으로 8개월째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수사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는 사과문을 올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동부지검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는 강력한 수사 지휘로 들린다"라며 특임검사 또는 특별수사본부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추 장관은 이런 요구에 "요건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는 "법을 수호하는 장관이 법을 어겼으니 용납 안되는 정도가 안되면 모르겠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런 합리적인 의심에 기반한 주장도 아니고 또 증거가 없지 않으냐"라고 주장했다.
특임검사 수사는 추 장관 말대로 요건이 맞지 않아 불가능하다. 대검찰청 훈령 제160호에는 '검찰총장은 검사의 범죄혐의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등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이를 담당할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혐의에만 적용될 뿐 법무부장관은 그 대상이 아니다.
특별검사는 이론상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국회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수사대상은 국회 또는 법무부 장관이 정한다.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 등 2가지 경우다.
현재 국회 의석구조에서 특별검사 의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 추 장관 자신이 특별검사를 결정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특별수사본부도 설치가 사실상 어렵다. 추미애 장관 취임 후 검찰이 비직제 수사기구를 설치할 경우 법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추 장관이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낮다. 공수처법은 지난 7월 15일 시행됐지만 국민의힘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임 거부로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검찰의 옥상옥이 될 수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까지 청구했다. 따라서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가 공수처 출범에 앞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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