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코웨이 승소 원심 깨고 특허법원에 돌려보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청호나이스와 웅진코웨이가 7년째 벌이고 있는 '정수기 전쟁'이 상고심에서 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코웨이가 청호나이스를 상대로 낸 특허 정정 무효 소송 상고심에서 코웨이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

이 분쟁은 청호나이스가 직접 개발한 ‘이과수 얼음정수기’ 특허기술을 코웨이 ‘스스로 살균 얼음정수기’가 침해했다고 2014년 4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청호나이스가 먼저 웃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1부(당시 김기영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13일 코웨이가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손해배상액 1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코웨이는 청호나이스의 기술이 특허로 등록될 가치가 없다며 특허 등록 무효 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오자 그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맞불을 놓은 셈이다. 청호나이스는 문제가 된 특허 내용을 정정하겠다는 정정청구로 대응했다. 사건의 쟁점이 특허 침해에서 특허 효력으로 바뀌면서 본안 사건은 중단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2015년 12월 19일 코웨이의 청구를 기각하고 청호나이스의 정정 청구는 인용했다. 선행 발명들이 있지만 청호나이스 발명의 진보성이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2심인 특허법원에서는 코웨이가 전세를 뒤집었다. 특허법원 3부는 2017년 10월 27일 코웨이가 특허심판원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코웨이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심판원과 달리 선행발명 때문에 청호나이스 정수기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청호나이스가 정정 청구한 특허 내용이 직접 발명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허법원에서 패소한 청호나이스는 대법원에 상고 제기와 함께 다시 특허 발명의 설명·도면을 정정하기 위한 정정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해 인용 판결을 받았다.

코웨이도 다시 특허심판원에 특허 정정 무효 심판을 청구해 기각됐으나 특허법원에 정정 무효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에서 패소한 청호나이스는 대법원에 상고해 승소 취지로 이번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은 청호나아스가 정정하려는 특허 내용이 스스로 발명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봤다.

또 판례에 따라 기술자가 선행기술을 알고 있다고 해서 쉽게 새로운 발명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특허법원은 선행기술을 결합해 발명을 쉽게 도출할 수 있다고 판결해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앞으로 본안 사건인 특허 침해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코웨이 측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시했다. 또 이번 판결은 청호나이스 특허권의 유효성이 아니라 정정의 적법성을 판단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특허법원에서 해당 특허의 무효 판단을 받기 위해 추가 입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호가 주장하는 특허 침해 주장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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