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에 추가 재정지원 절실…이미 4차 추경에 6조 쏟아부어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경제활동 타격에 대비하는 지방정부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단계는 사실상 일상활동이 정지되는 상황인 만큼 실효성 높은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이미 반년 넘게 감염병 시국이 이어지면서 재정적 여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당초 종료일인 30일에서 일주일 연장해 내달 6일까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 수록 소상공인을 비롯해 서민층이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도가 높은 카페·음식점·헬스장·학원에 대해서는 3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시행한다. 수도권 소재 38만여개 음식점과 제과점, 6만3천여개 학원, 2만 8천여개 실내 체육시설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가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또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헬스장과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된다.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운영 중단 조치 또는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된다.
더욱이 당국은 3단계 격상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둔 상태다. 3단계는 10명 이상 모임과 집합이 금지되고, 등교 수업도 전면 중지된다. 음식점이나 필수 산업시설, 거주 시설 정도만 영업을 할 수 있으나 필수적인 사회·경제적 활동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일상활동이 정지된다.
이에 따라 천만도시 서울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소 생계를 위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있지만 재정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정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현금 지원과 같은 지원은)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참여 업종도 늘어나고 있고, 소수 업소도 아니고 전체가 다 참여하게 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생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가 지원을 검토해 볼 필요는 있겠지만, 방역이 잡히지 않으면 2~3주가 아니라 아예 영업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생경제를 위해서도 방역을 최우선으로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4차 추경안까지 편성해 총 6조원 이상을 코로나19 대책에 쏟아붓고 있다. 1차 8619억원, 2차 2조8379억원, 3차 2조2390억원에 이어 이달 중순 2683억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지자체 최초로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급하는 한편 PC방, 노래방, 특수고용노동자, 스타트업 등 각 업종별로 핀셋 지원도 실시했지만 자연스럽게 상당수의 기존 사업을 정리 또는 감액해야만 했다.
또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연초부터 추진하려 했던 사업들 다수가 아예 멈춰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이미 거의 모든 역량 및 재원을 코로나19 대응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도 생전 코로나19에 따른 서울시 재정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정부와 서울시가 재난지원금 분담 비율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재정이 굉장히 어렵고 너무나 빠듯하다"며 "향후 재정적 어려움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지만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다리 하나를 베어 내는 결단도 내리겠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중요사업도 포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 역시 지난 3차 추경 당시 11년 만에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등 지방정부 지원을 줄이는 추세다. 서울시는 지방교부세를 받지는 않지만 코로나19가 더 장기화되면 국비 지원이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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