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보다 더 심각…방역당국 고발 등 적극 행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21일 경찰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한 지 5일 만이다.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때는 달랐다. 검찰은 지난 5월23일 신천지 관련 시설을 일제 압수수색했다. 전국신천지피해연대가 고발한 지 3개월 만이었다. 3월에는 경찰이 신천지대구교회 압수수색 영장을 두차례 신청했으나 법원 문턱까지 가보지도 못 했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물론 권영진 대구시장도 검찰에 수차례 강제수사를 강조했지만 영장이 나오지 않자 두고두고 시빗거리가 됐다.
신천지에는 신중하던 검찰이 사랑제일교회에는 '전광석화'처럼 대응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방역당국의 태도가 꼽힌다. 신천지 사태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입장은 다소 모호했다. 신천지 측에 교인 명단 제출을 촉구했지만 정부가 강압적이면 신천지 교인이 되레 숨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품었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고발은 없었다. 신천지 사건 고발인은 민간단체인 전국신천지피해연대였다. 검찰도 "방역당국과 소통한 결과 (강제수사가) 방역에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었다.
사랑제일교회발 재확산 국면에서는 달랐다. 이 교회 확진자는 12일 처음 나왔다. 중수본은 16일 경찰에 전 목사를 고발했다. 딱 4일 만이다.
그만큼 사랑제일교회에서 비롯된 확산 양상이 신천지 때보다 '절체절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일주일 추이를 보면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501명,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623명이다.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 명단 중 약 700명이 연락이 되지않는 상태다. 신천지교회에서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교회 측 명단 협조만 믿고 기다리다 초기 대처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많았다.
15일 광화문집회라는 또다른 기폭제가 있었다는 점도 더 심각한 요소다. 발생 지역이 약 26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이라는 점도 악재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고령자 비율이 41%(신천지 대구교회 14.3%)에 달해 중증환자 급증이 우려된다.
이같이 방역당국이 적극 나서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방역 방해 행위에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당부했으니 수사기관으로서는 더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에앞서 대검찰청 코로나19대응본부도 지난 18일 전국 검찰청에 "방역당국 및 경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방역활동 저해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경찰이 신청한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 영장 청구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대응본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겸임한다.
경찰의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은 21일 오후 8시 40분쯤 시작해 약 4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전날 교인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던 서울시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시도 당시와 달리 별다른 충돌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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