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변호사로 구성…일부 사건 로펌 선임않고 직접 대리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법무부가 제2의 론스타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을 전담하는 국제분쟁대응과를 신설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출범한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이 ISDS 사건을 처리해왔지만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별도의 상설조직을 꾸리기로 한 것이다.

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는 투자자가 투자대상국가의 조치로 손해를 입은 경우 국제중재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 기업 보호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과 투자보장협정(BIT)에도 도입돼 있다.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처음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을 제기한 이래 현재까지 총 8건의 ISDS이 제기됐다. 이 중 3건만 종결됐고 론스타, 엘리엇, 메이슨, 쉰들러, 중국 투자자 사건 등 5건은 지금까지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산하에 국제분쟁대응과가 신설되면서 ISDS 분쟁 대응체계는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국제투자분쟁 관계부처회의(차관급) △관계부처 국제투자분쟁대응단(실·국장급) △국제분쟁대응과(실무팀) 순으로 갖춰지게 됐다.

국제분쟁대응과는 정부법무공단 파견변호사 1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변호사로 구성된다. 이들은 국제투자분쟁 사건의 증거수집, 서면작성, 심리기일 참석 등 국제투자분쟁 대응 실무를 맡는다. 정부대리로펌을 지휘·감독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건의 중요성과 난이도 등을 고려해 일부 ISDS 사건의 경우 외부로펌을 선임하지 않고 자체 수행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성을 축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분쟁대응과는 △잦은 분쟁 발생 분야의 정기적 점검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 대상 ISDS 예방교육 △투자자 민원 관련 정보 공유 등 ISDS 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활동에도 힘쓸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ISDS 사건의 높은 청구 금액과 대응 과정에서 소요되는 많은 비용과 노력을 고려할 때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 손해배상액을 청구한 론스타 사건의 경우 2016년 6월 이미 심리가 종결됐으나 현재까지 판정선고가 내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의장중재인이던 조니 비더의 사임으로 3개월동안 절차가 중지됐다. 이후 3개월 만에 윌리엄 이안 비니 전 캐나다 대법관이 새 의장중재인으로 임명되면서 절차가 재개됐지만 중재판정부 구성이 바뀌면서 판정선고가 더 늦어질 전망이다. 중재판정부는 기존 기록만을 바탕으로 판정을 선고하거나 필요할 경우 추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로 손해를 입었다며 2012년 11월 ISD를 제기했다. 소송액은 46억7950만 달러(약 5조555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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