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전광훈 일탈 넘어서려면, 정통 교파 원로 목사들 나서야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전광훈 목사의 상식밖의 일탈이 도를 넘으면서, 개신교를 향한 다수 국민들의 불신이 급속도로 쌓여가자 정통교파의 대다수 목회자들은 4대 정통교파의 원로목사들이 나서서 신도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호소하고있다.사진은 전목사가 지난15일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국민생명 걸린 코로나19 후폭풍...교회불신 이대로 쌓이면 한국 개신교 미래 없어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화문 집회로 전광훈 목사(사랑 제일교회)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자 필자의 지인인 목사 한분이 전 목사에 얽힌 오래된 기억 하나를 털어 놓았다.

이 분의 얘기에 따르면 전 목사는 80년대 말 90년대 초 교단을 구분할 것 없이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부흥강사였다. 90년대 초 자신이 다니던 가난한 개척교회에서 성전건축 헌금이 필요해 전 목사를 부흥강사로 초청했는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전 목사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부흥집회가 3일 열렸는데, 2일째 되는 날에 신도 중 누군가가 강대위에 전세 계약서를 올려놓았고, 마지막 날에는 전 목사가 신도 한 사람 한 사람씩을 일으켜 지목하며 헌금 액수를 확답받았다. 당시 인기 부흥강사의 초청 강의료가 400만원~500만원에 달했다 하니 개척교회가 자리잡은 가난한 동네의 신도들이 얼마나 고혈을 빨렸는지를 짐작할만하다.

전 목사는 이를테면 교회를 키우고 싶은 개척 교회들이 모시고 싶어 안달을 냈던 건축 헌금 푸쉬형 최고의 ‘삯꾼 목사’였던 셈이다.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바로 이 같은 관행들이 일부 목사들을 돈맛에 중독된 괴물로 만들어갔다고 자조의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싶지만, 목사의 언행을 그리스도의 고지와 동일시하는 교회 안 분위기에서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대다수의 개신교 신도들은 ‘닥치고 목사님’의 이같은 교회 문화 속에서 최근 수도권 개신교회를 감염경로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은 신천지보다 더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든 교회조직이 이만희 교주의 철저한 수족처럼 움직이는 신천지는 그나마 일괄 통제가 가능하지만, 교파가 다양하고 교단이 천차만별한 개신교는 일사분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한 법규제에 따른 행정조치가 교회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다고 진단한다. '빌라도 통치 아래 고난을 받으시다 십자가 죽음을 맞은' 그리스도의 희생을 신앙의 정수로 받아들이는 교인들 입장에서 정부의 공권력 동원을 신앙탄압으로 왜곡하며, 이에 대한 저항을 자칫 믿음을 지키는 순교의 과정으로 착시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책임을 묻는 정부의 조치들에 대해 비과학적인 턱없는 논리들을 내세우며 저항하고 있는 일부 개신교의 움직임이 그 증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 문화에 정통한 목회자들은 교회의 논리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목사를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하며 권좌를 대리하는 목자로 여기는 신도들의 신앙 세계를 감안할 때, 교단이나 교파를 초월해 존경받는 원로목사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얘기다.

이들은 또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전광훈 목사와 같은 터무니없는 일탈을 통해 개신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쌓여가면 한국 개신교의 미래 또한 추락할 수밖에 없기에, 합동·통합·기장·감리교 등 한국 정통 개신교회의 대표적 원로목사들이 나서서 교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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