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 독재, 그리고 전체주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있다./대검찰청 제공

검사 임관식 축사 '일파만파'…더 강한 발언 나올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평소 '자유민주주의'를 자주 언급한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해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기본적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와 신뢰의 기반을 확립하는 데 형사법 집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7월 26일 취임일성 역시 자유민주주의였다. 윤석열 총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헌법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형사 법집행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기소하던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2020년 신년사에서도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나 공판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이 검찰에 맡긴 책무를 완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못박았다.

21대 총선을 66일 앞둔 2월 10일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는 "선거범죄 엄정한 수사는 정치영역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우리 헌법 핵심인 자유민주주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 한창 제기될 때다.

신임 검사 앞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지난 5월 11일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윤 총장은 "우리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하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3일 대검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도 '자유민주주의'는 등장했다. 지금까지와 달리 발언 후 파문이 컸다는 게 다른 점이다.

"형사법에 담겨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언제나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신임 검사를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일반론이라는 해석도 있다.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

다만 윤 총장은 이전까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공정경쟁을 짝을 이뤄 거론했다. 이번에는 '독재'와 '전체주의' 등 윤 총장 발언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이 등장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의 타깃은 정부라기보다 부정부패한 권력자인데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건 정권 자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야당 대표나 재야 인사가 할 법한 말을 정부 공권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이 했으니 정치적 행위로 읽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21대 국회 첫 교섭단체 연설과도 겹치면서 이같은 분석이 확대 재생산된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대통령 권력과 지방 권력, 사법 권력과 언론 권력, 시민사회 권력, 마지막 의회 권력마저 완전 장악하고 돌격 태세를 구축함으로써 일당 독재, 전체주의 국가가 돼 가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대검찰청 제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 검찰 역사에서 보기 드문 '검사 몸싸움' 사건에 이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권고가 논란이 됐다.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기소가 임박했다. 또 한번 '윤석열 사단'이 '물'을 먹을 것 보이는 검찰인사위원회도 예정됐다. 이번 검찰 인사 역시 윤 총장의 의견이 반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이런데 윤 총장이 왜 계속 침묵을 지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문에 때맞춰 열리는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번 축사에서도 민감한 현안을 놓고 입장을 밝힌 것은 없다. 다만 5일 '검언유착 의혹' 사건 기소와 6일 검찰 인사 결과에 따라 더 수위가 높은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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