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가부 장관, '박원순 의혹'에 처음 입 열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폭력방지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17일 긴급 회의…"재발 방지에 최선"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여성가족부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심각하고 몹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을 위해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여폭위) 민간위원들과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장관은 "최근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발생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지켜보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마음이 무겁고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최근 피해자가 겪고 있는 2차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 몹시 우려스럽다"며 "SNS, 인터넷상에서 피해자 신원 공개가 압박되는 분위기가 있고 피해 상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지금 겪고 있을 정신적 압박감과 심리적 고통에 정말 안타깝고 깊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은 "여가부는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련(왼쪽에서 네 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회의가 끝난 뒤 민간위원으로 참석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기, 절도 피해자도 모두 피해자로 불리는 것처럼 이 사건 고소인 역시 피해자로 부를 법적 근거가 분명하다"며 "고소인을 피해자로 부른다고 해서 (고 박 시장 등이)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여가부 차원에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 방안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위원은 이 교수와 정은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대표 등 6명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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