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용어가 어딨나"…조만간 추가 입장 예고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 A 씨의 법률 대리인이 '피해 호소인' 용어를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 호소인' 용어는 퇴행"이라며 "그런 용어가 어디 있느냐. 법을 다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서울시는 전날(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이 A 씨를 두고 '피해 호소 직원'이라고 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A 씨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세 차례나 부른 바 있다. 이 대표는 한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변호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어의 퇴행 '피해 호소인, '피해 호소 직원'"이라고 글을 올려 지적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일각에서 이어지는 2차 가해성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TBS에서 활동 중인 프리랜서 아나운서 박지희 씨는 지난 14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4년 동안 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궁금하다"는 발언을 해 공분을 일으켰다. YTN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것이냐"고 언급해 2차 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용기 있는 외침! 김학순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성 착취 피해를 겪은 지 40년이 지난 1991년에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면서 "할머니에게도 '왜 이제서야'라고 물으실 건가"라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에게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특정인들만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2차 가해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얼마나 침묵하는지도 2차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피해자를 바라보고, 공감하는지에 따라서 피해자가 더 나빠질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김 변호사와 A 씨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 등은 2차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