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군함도 강제노동 역사 부정”

유네스코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유네스코 등재(군함도) 당시의 약속을 어기고 강제노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내용의 전시를 추진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64개 시민사회단체가 14일 이에 항의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소송을 지원해 온 나고야 소송지원회 회원들이 거리 홍보활동을 펼치는 모습./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제공

한·일 64개 시민단체 항의 성명 공동발표…피해자 증언 담은 동아시아 공동 기억센터로 만들어야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한·일 시민사회단체가 일제 강제동원 잔혹사의 상징적 거점으로서 일명 지옥도라 불리는 군함도(하시마)의 유네스코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에 항의하는 공동성명을 14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는 한국에서 15개 단체,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49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아베 정권이 추진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일본 메이지 시대의 산업 근대화만을 찬미하여, 과거의 침략전쟁과 강제노동 역사를 배제하는 것으로, 평화를 향하여 세계시민의 지적, 정신적 연대를 추진한다는 유네스코 헌장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2015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는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많은 한반도 출신자들이 있었다. 징용정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설명전략에 포함시킨다고 약속했다"며 당시 일본 정부의 공식 언급을 환기시키면서 "그러나 그 이후 유네스코 '보전상황보고서'(2017년)에서 '일본의 산업을 뒷받침한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이 있었다‘ 고 표현해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했다는 인식에서 크게 후퇴했다" 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일본 정부와 함께 등재를 추진한 산업유산국민회의의 행태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성명서는 "지난 6월 일반에 공개된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일본 정부가 강제노동의 역사를 부정해 온 활동의 결과이며, 이 센터에서 전시한 하시마 탄광의 내용을 보면 하시마는 서로 친한 공동체였으며 민족차별도 강제노동도 없었다고 결론을 짓고 있다"고 강조하며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는 강제노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성명서는 "우리는 강제노동을 부정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에 항의하며,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당시의 국제적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며 "관계자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를 촉구한다는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2018년)를 바탕으로 강제노동 피해자단체, 전문가 등과 대화하여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동아시아 공동의 기억센터로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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