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 시장 휴대폰 포렌식 진행…시간 걸릴 듯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9일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참모가 피소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하지만 본인은 부인한다.
15일 언론보도와 서울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박 시장은 사망 하루 전인 8일 임순영 젠더특보에게 성추행 의혹 관련 언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임순영 특보는 피소 사실은 몰랐으며 외부 관계자에게 "박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듣고 9일 오후 박 시장에게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이날 전현직 서울시 구청장들과 서울 강북구 한 식당에서 3시간가량 저녁을 먹었다.
이후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임 특보 등과 짧게 대책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도 피소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순영 특보는 지난해 1월 젠더특별보좌관에 임명됐다. 임 특보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총무,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연구담당관, 한신대학교 평생교육원 연구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등을 지냈으며 서울시 여성정책을 조언하고 젠더 관련 이슈를 전문적으로 자문하는 역할을 해왔다.
박 시장이 사망 전 피소 사실을 알았다는 의혹은 전직 비서인 고소인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 등이 공식 제기했다.
경찰의 고소인 조사 즉시 박 시장에게 피소사실과 수사상황이 흘러들어가 증거인멸 기회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의 고소인 조사는 8일 오후 4시경부터 9일 새벽 2시30분까지 진행됐다.
지금까지 박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경로로는 경찰, 청와대, 서울시 내부 등이 거론됐다.
경찰은 규정상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한 것은 맞지만 서울시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도 박 시장에게 피소사실을 알린 것 아니냐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언론보도로 알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경찰이 진행 중인 박 시장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작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렌식 결과에 따라 보고 과정의 단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경찰은 박 시장 유족 동의 아래 변사 사건 수사에 얽힌 내용만 들여다볼 계획이다.
다만 박 시장 휴대전화 기종이 아이폰이고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없어 실제 작업에는 3개월가량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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