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의심 환자 14명..."엄마가 미안하다"

26일 오전 9시 기준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재 A 유치원에서 100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22명이 병원에서 입원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 DB

방역당국, 역학조사 중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최근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1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원생 5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A 유치원에서 100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22명이 병원에서 입원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한 인원 중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햄버거병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덜 익은 고기나 살균되지 않은 우유 등이 햄버거병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이 이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의심하는 음식물은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이다.

이날 현재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2만3000명을 넘었다.

청원인은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해 병원에 가보니 '장출혈성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며 "같은 증상을 호소한 원생들이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어 투석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나"며 "(유치원은)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할 구실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노가 치밀었다.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냐"며 "엄마가 미안하다...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적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식중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각종 식중독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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