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고강도 조사…혐의는 부인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시간 30분가량 검찰 조사를 받고 30일 오전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29일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에도 출석해 17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첫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이 부회장의 출석과 귀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29일 오전 8시 20분쯤부터 이 부회장은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오후 8시 50분에 조사를 마친 이 부회장은 이후 5여 시간 동안 진술 조서를 열람했다.
검찰은 1차 조사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부회장은 첫 번째 조사에서 "합병과 관련된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조사에서도 같은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였던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합병 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본다. 이 의혹에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수뇌부가 어느 선까지 개입했는지 집중 수사 중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스피의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의심하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삼성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는 고발장 제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국민연금공단과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하며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삼성 측은 합병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경영권 승계는 별개라고 주장해왔다.
이 부회장 출석을 앞두고 검찰은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 등 삼성그룹 윗선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두 차례 조사로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년 6개월 동안 진행된 삼성 관련 수사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윗선들의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