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주 아기 낙태 중 살해' 산부인과 의사 실형 선고

낙태 도중 태어난 아기를 양동이에 넣어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은 지난해 4월 헌재 낙태죄 헌법소원 심판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남윤호 기자

재판부 "생명은 고귀하고 존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낙태 도중 태어난 아기를 양동이에 넣어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김선희 임정엽 권성수 부장판사)는 10일 살인죄 등으로 구속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에게 징역 3년6월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신 34주에 제왕절개하면 태아가 살아나올 줄 알면서도 낙태를 감행했다"며 "실제 태아가 산 채로 태어났는데 아무런 조치 없이 양동이에 넣어 사망하게 한 범행은 비난 정도가 크다. 생명은 존엄하고 고귀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살인죄 적용을 피하기 위해 낙태에 참여한 간호조무사에게 태아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해 죄질도 나쁘다고 판단했다. 낙태에 참여한 조무사도 당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해 살아있는 아기를 살해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A씨 측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업무상촉탁낙태죄는 무죄라고 주장해왔다.

형법 270조 1항에 규정된 업무상촉탁낙태죄는 의료진이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고 낙태하면 2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헌재가 대체 입법 시한을 올해까지로 잡았고 22주가 넘은 태아를 낙태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본 점을 근거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인 A씨는 지난해 3월 34주 된 태아를 제왕절개로 낙태하려다 아이가 태어나자 양동이에 넣어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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